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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노트

색깔로 찾아가는 무질서 속 질서

대지가 소란스럽다.
긴 겨울잠을 깬 생명의 움틈들이 앞다투어 봄의 전령사를 자임하며 나서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 자연의 경이로움은 버거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수선스러움에 묻혀 들릴랄말락하다.
나는 오늘도 캔버스를 벗삼아 바깥 나들이를 했다. 꽉 짜여진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는 직장생활로 찌든 때를 씻기도 하거니와 이젠 주례행사가 된 주말 스케치 여행을 하기 위해서였다.
어쩌다 작심하고, 가보고 싶은 먼 곳까지 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나의 나들이라야 가까운 근교가 고작이다.
그럼에도 이번 나들이가 먼 곳을 다녀온 것 보다 큰 울림이 되어 이 글을 쓰는 이 시간까지 작은 감동으로 남아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서릿발 선 대지를 뚫고 얼굴을 내민 여리디 여린 새싹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움을 틔우는 약속 지킴이 그러하고, 또 하나의 환성된 생명체로 
꿋꿋이 자라나는 자신과의 싸움을 굳건히 실천함이 그러하기 때문이리라.
한번쯤 도시 바깥으로 나가 땅을 딛고 서 보라. 회갈색 땅을 유심히 들여다 보라.
생명의 약동을 몸으로 눈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도 그렇다.
어머니 뱃속에서 바깥세상으로 나오면 강보에 싸여 보호를 받지만 하루 이틀 한 살 두 살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그 많은 것들을 스스로 익히고 연습한다.
뒤집기를 배우고, 앉기를 배우고, 서기를 배우고, 걷기를 배우고, 뛰기를 배우고, 그러면서 말하기를 보기 듣기를 동시에 배운다.
서게 되면 걷게 되고, 걷게 되면 뛰게 되고 - 그러는 과정에서 세상 사람들과 섞여진다. 분주해진다. 그러면 점점 자신의 신념과 생각과 다른 행동을 불가피하게 하게 되고 -
도시의 삶은 특히 더 그런 것 같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다.
선과 선의 속에서, 면과 면의 속에서, 공간과 공간의 속에서 나 자신이 머물 곳을 찾고, 그리고 아름다운 색깔들로 칠한다. 음악을 곁들일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림과 노래와 사람이 함께 하는 세상 -
바로 내가 꿈꾸는 유토피아다.

특히 나는 그림에 대한 영감을 음악에서 얻는다. 각 악기들이 각기의 소리를 내지만 아름다운 화음을 내는, 이를테면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이 흡사 그림을 그려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순백의 캔버스에 한 둘 색깔을 입혀 형형색색의 조화로움을 창조해내는 그림이야말로 내 삶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기호이다.
나는 도시 풍경을 많이 그린다. 아마도 직장생활을 하는 터여서 잦은 해외출장과 바쁜 스케줄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그림을 그리려 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 그림은 자연을 그린 것 만큼이나 도시를 그린 풍경화가 많다.
어린이, 어른, 남자, 여자, 부자, 가난한 자 - 모든 인간군상들이 모여 엮어가는 삶의 현장인 도시 -.
복딱거리는 그 곳에는 진솔한 아름다움이 있다. 들판에 나뒹구는 온갖 군상들처럼, 소박하지만 속살을 드러내 보이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흘러 넘친다.

그림은 참으로 묘하다.
때로는 고급 드라마의 연출가가 되고, 또 어느 때는 3류 영화감독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가 깊은 나락으로 한없이 추락하기도 하고 -
그러나 그림은 마술사도 변덕쟁이도 아니다. 붓을 든 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거울일 뿐이다.
이제 때가 낀 거울을 닦아보자. 잡티가 더덕더덕한 얼굴이 비춰지리라.
그러나 그 얼굴 속에서 명징한 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자연을 닮아가는 사람 본연의 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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