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을 찾는 이유는 물론 골프를 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간혹 머릿속에 그려진 익숙한 장면이 아닌 낯선 풍경이 펼쳐질 때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춰서지곤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장이 너무나도 많겠지만 그중 미국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는 너무나도 멋진 풍경에 절로 발걸음이 멈춰지게 하는 그런 코스 중 하나다.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 중 최고의 난이도와 풍광을 자랑하는 곳은 17번홀이다.
파3홀인 17번홀은 그린 주변으로 큰 호수가 둘러싸고 있어 ‘마의 홀’로 불린다. 해마다 이곳에서 열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의 볼을 집어삼키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곳에서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렸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라운드를 마친 후 2라운드에서 전격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미국 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김시우 프로가 1라운드에서 선두에 2타 뒤진 2위로 출발하는 등 2017년 이후 3년 만에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상황이어서 국내 골프팬들에게는 더없이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1라운드만을 치렀지만 이변도 있었다. 선수들이 고전하는 ‘마의 홀’인 17번홀이 쉬운 핀 포지션으로 인해 ‘서비스 홀’로 전락해버렸다.
17번홀 그린은 넓이 372㎡로 약 112평의 면적인데 주변이 호주로 둘러싸여진 아일랜드 형태의 홀이다. 바람이 수시로 불어, 티샷이 조금이라도 빗나간다면 볼은 여지없이 연못에 빠지고 만다.
‘마의 홀’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이 홀 외에도 오거스타 내셔널GC 12번홀, 페블비치GL 17번홀과 함께 ‘세계 3대 파3홀’로 유명하다.
역사적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3홀인만큼 다양한 에피소드도 넘쳐난다.
1998년 이 대회에서 한 선수가 티샷 한 볼이 프린지에 정지했다. 그런데 갑자기 날아든 새가 그 볼을 입에 물고 날아가 버린 것이다. 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새는 결국 그 볼을 연못에 떨어뜨리고 말았고,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이런 세계적인 대회와 멋진 골프장의 풍광을 올해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화폭에 수채화로 담아본다.
그림/신정무 화백 글 정리/최영락 기자
▷ 신정무 골프화백
동양방송,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문화일보 상무이사를 거친 신정무 화백은 언론계 은퇴 후 펜이 아닌 붓을 들게 된다.
수채화가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한 신 화백은 자신의 43년 골프인생을 그림에 담아 G아르체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은 후 본격적인 골프수채화 화백으로 활동하게 된다.
개인전만 24회를 가졌고. 한국미협, 대한민국수채화작가협회, 경기수채화협회, 한국수채화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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